책소개
이 책은 현대 교육철학의 고전으로서, 20세기 교육철학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문헌 중 하나다. 마르틴 부버의 ‘대화철학’ 구상이 집약되어 있는 책이 ≪나와 너(Ich und Du)≫라면, ≪교육 강연집≫은 그의 ‘대화교육학’ 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저작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대화교육학’을 탐구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많은 교육학자와 교육 실천가들을 위한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철학자이자 신학자이기도 했던 마르틴 부버가, 교육학자로서 교육과 교육학에 대해 언급한 예는 여기 수록한 교육 강연문이 사실상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강연문 하나하나가 교육 사상사적으로, 그리고 교육 연구사적으로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그의 학문은 그동안 널리 소개되지 못해 연구자들에게는 그저 신비스러워 보이기만 했다. ≪교육 강연집≫은 부버의 교육철학을 보다 깊이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 교육학의 정수를 알고 싶은 대중들이 그동안 품어 온 아쉬움과 학문적 갈증을 달래 줄 선물이 될 것이다.
1925년의 <교육적인 것에 대해>와 1935년의 <교육과 세계관>, 1939년의 <성격교육에 대해>라는 부버의 세 차례 강연은 각각 다른 관점에서 교육과 교육학에 대해 논한다. 강연에서 부버는 그의 핵심 사상인 ‘대화’와 ‘만남’이라는 개념을 통해 철학과 교육학의 만남을 추구하며 교육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 준다.
200자평
철학자이자 사상가, 교육학자로서 대표작 ≪나와 너(Ich und Du)≫로 잘 알려진 마르틴 부버의 교육에 관한 강연문을 소개한다. ‘나-너’의 관계, ‘만남’, ‘대화’ 등에 대한 그의 관심이 이 책에도 녹아들어 있다. 이 관심의 연장에서 부버는 교육학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의 강연을 통해 ‘대화교육학’을 설파한다.
지은이
마르틴 부버는 1878년 2월 8일 빈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한 뒤로 명망 있는 유대인 학자였던 할아버지 솔로몬 부버(Solomon Buber)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빈, 라이프치히, 베를린, 취리히 등에서 수학했고, 일찍부터 종교적, 문화적 동기로 인해 시온주의 운동에 가담했다. 잘 알려진 유대인 잡지 ≪Der Jude≫(1916)를 출간한 바 있으며, 1924년부터 1933년까지는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종교철학을 강의했다. 같은 기간 로젠츠바이크(Franz Rosenzweig)와 함께 ‘유대인 자유 학교’에 영향을 미쳤으며 구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히틀러 집권 초기 독일에서 유대인 성인교육기관을 건립 운영했으며, 1938년에는 이스라엘로 망명해 예루살렘의 히브리대학에서 교수 활동을 이어 갔다. 거기서 아랍과 이스라엘 사이의 이해 증진을 위해 노력했으며, 종전 후에는 다시 독일 사상가들 및 기관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1965년 6월 13일, 숨을 거두었다.
히틀러와 아우슈비츠로 상징되는 몰인간성의 시대에 ‘인간사이 존재론(Ontologie der Zwischenmenschlichkeit)’을 설파했던 박애적 인간주의자이며, 광포한 전쟁과 침묵 강요의 폭압을 마주해 대화의 필연성과 가능성을 굳게 믿었던 낭만적 대화주의자다. 종교적 신념과 인간적 한계 사이를 오가며 인류의 인류됨을 고민했던 신학적 인간학자이고, 대화철학적 이상과 대화교육학적 실재의 조화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교육학자이자 교육 실천가다.
주요 저작으로 ≪나와 너(Ich und Du)≫(1923), ≪두 개의 말(Zwiesprache)≫(1932), ≪단독자에 대한 물음(Die Frage an den Einzelnen)≫(1936), ≪대화적 삶(Dialogisches Leben)≫(1947), ≪인간의 문제(Das Problem des Menschen)≫(1948), ≪원간격과 관계(Urdistanz und Beziehung)≫(1951), ≪선악의 모습들(Bilder von Gut und Böse)≫(1952), ≪교육 강연집(Reden über Erziehung)≫(1953), ≪대화의 원리(Das Dialogische Prinzip)≫(1954) 등이 있다.
옮긴이
우정길은 독일 기센대학(Justus-Liebig Universität Giessen)에서 2006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를 전후해 그 대학에서 전임연구강사(Wiss. Mitarbeiter)와 강의전임(L.f.b.A.)으로 약 5년간 가르치며 연구했다. 이어서 2010년부터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관계론, 상호주관성과 상호문화성, 대화와 의사소통, 교육문화의 도상학적 이해, 타자성과 교육, 교과서 분석 등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특히 마틴 부버의 대화교육학 또는 본 번역서의 내용과 직접 관련이 있는 연구로는 부록에 수록된 <마틴 부버: 대화철학과 대화교육학의 임계점에 관하여>(2007) 외에도 <대화교육학의 주체철학적 이해에 대하여>(2011), <Buber from the Cartesian Perspective? A Critical Review of Reading Buber’s Pedagogy>(2012), <‘Inclusion’ in Martin Buber’s Dialogue Pedagogy>(2012) 등이 있다.
그 외 주요 연구는 다음과 같다. <Responsivität und Pädagogik>(2007, 박사 학위 논문), <부자유를 통한 자유와 교육행위의 지향성>(2007), <의사소통적 상호주관성의 교육학적 수용가능성 검토>(2007), <Pädagogischer Bezug. Erzieherisches Verhältnis>(2008, Wilfried Lippitz와 공동 집필), <Ikonographie der Interkulturalität>(2008), <Konfuzianismus im pädagogischen Alltag Südkoreas>(2008), <코메니우스의 기독교 우주론적 보편주의에 대한 소고>(2009), <레비나스의 타자성 철학에 대한 교육학적 소고>(2009), <Responsivität und Fremdverstehen>(2010, Peter Gansen과 공동 집필), <Forschungstendenzen der Bildungs-und Erziehungsphilosophie im international Vergleich>(2011), <Hannah Arendt의 ‘탄생성’의 교육학적 의미>(2013), <탄생적 상호주관성과 교육>(2014).
차례
서문
교육적인 것에 대해(1925)
교육과 세계관(1935)
성격교육에 대해(1939)
부록
마르틴 부버: 대화철학과 대화교육학의 임계점에 관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대화적 관계는 대화의 순수성 속에서 드러납니다. 그러나 대화에서 대화적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두 사람이 서로 함께 침묵함이 대화이기도 하거니와,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더라도 대화의 논리는 지속됩니다. 한 사람을 위한 다른 한 사람의 항상적·잠재적 현재성으로서, 표현되지 않은 교제로서 말입니다.
-35쪽
교육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분명 성격교육입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교육자는 학생이 가진 개개의 기능들만 염두에 두고서 어떤 특정한 인식이나 능력만을 가르치려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전인을 염두에 두기 때문입니다.
-63쪽